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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의대 비대위 "선진 의료 순간에 무너진다"

성균관의대 비대위 "선진 의료 순간에 무너진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3.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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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 단체행동 찬성 83.1%·방법은 '자발적 사직'
미래의료 걱정하는 젊은의사 외침 경청해야…"일방적 추진 멈춰야"

"전세기 띄울 예산으로 필수의료를 당장 살려내십시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오후 긴급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대화와 타협 없는 정부의 입장 전환을 요구했다. 대화 창구를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전체 교수 설문결과도 공개했다. 설문결과 전체 응답자의 83.1%가 단체행동에 찬성했으며, 방법으로는 3분의 2가 '자발적 사직'을 꼽았다. 사직서 제출 시기는 전공의·의대생 피해가 현실화되거나, 타 대학과 공동 대응을 고려해 결정키로 했다. 이번 설문에는 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 880명이 참여했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젊은의사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졸속 의료정책이 몰고 온 의료 사태 속에 대학병원에서의 수술이나 외래 진료가 지연된 환자 분들에게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젊은의사들의 간절한 외침을 경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방적 의대 증원 철회만이 의료 정상화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비대위는 "무리한 의대 증원 정책과 명확한 재원 조달 계획이 없는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을 멈춘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환자 옆에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정부는 왜 귀를 닫은 채 병적으로 2000명이라는 증원 숫자에만 몰두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준비없는 증원으로 파생되는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다는 진단이다. 

비대위는 "엄중한 의료 공백 사태가 이대로 지속되면, 대학병원 여러 곳이 문닫아야 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우리나라 대학병원들이 쓰러질 수 있다. 수십년간 쌓아 올린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 수준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면서 "준비 없는 급격한 의대 신입생 증원으로 발생할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다. 의대생 연쇄 휴학, 유급으로 인한 대혼란은 바로 눈 앞에 다가왔다. 병적인 의대 쏠림 현상 심화로 과학계는 설 자리가 없어져버린다"고 경고했다.

2000명에 몰두하는 정부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비대위는 "지금이라도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몰두할 게 아니라, 전세기 띄울 예산으로 필수의료를 당장 살려내야 한다"면서 "중증, 응급, 암환자를 돌보느라 여력이 없는 대학병원 교수들은 가슴 한쪽에 사직서를 품고 오늘도 하루 하루 버티고 있다. 부디 지금이라도 일방적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

1. 정부의 졸속 의료정책이 몰고 온 의료 사태 속에, 대학병원에서의 수술이나 외래 진료가 지연된 환자 분들에게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2. 전공의들이, 학생들이 왜 떠났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젊은의사들의 간절한 외침을 경청해 주셔야 합니다.

3. 대학병원을 지탱하던 전공의들은 정부가 무리한 의대 증원 정책과 명확한 재원 조달 계획이 없는 필수의료 패키지의 추진을 멈춘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환자 옆에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왜 그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병적으로 이천명이라는 증원 숫자에만 몰두하는 것입니까?

4. 엄중한 의료 공백 사태가 이대로 지속되면, 대학병원 여러 곳이 문닫아야 합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우리나라 대학병원들이 쓰러질 수 있습니다. 수십년간 쌓아 올린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 수준이 하루 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방관해도 되겠습니까?

5. 준비 없는 급격한 의대 신입생 증원으로 발생할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의대생 연쇄 휴학, 유급으로 인한 대혼란은 바로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병적인 의대 쏠림 현상 심화로 과학계는 설 자리가 없어져버립니다.

6. 지금이라도 정부는 2 천명 증원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전세기 띄울 예산으로 필수의료를 당장 살려내십시오.

7. 중증, 응급, 암환자를 돌보느라 여력이 없는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가슴 한쪽에 사직서를 품고 오늘도 하루 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천명 증원을 고수하여 정원 배정을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부디 지금이라도 일방적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십시오.


2024 년 3 월 19 일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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